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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AI 의료기기, ‘임상평가’만 거치면 시장 즉시 진입

작성자 (주)헬프트라이알 날짜 2026-01-28 11:47:22 조회수 10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정부가 혁신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장벽으로 지적되어 온 ‘신의료기술평가’ 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 단계에서 국제 수준의 ‘임상평가’를 거친 제품은 신의료기술평가를 유예받아 즉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AI·디지털 의료기기의 특성을 반영하여,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의 조기 활용을 돕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2026년 시행을 목표로 입법·행정 예고한 관련 법령 및 고시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분석했다.

 

기존에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가 식약처 허가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시장 출시가 지연되거나 불발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독립적 활용도가 높은 의료기기’로서 식약처가 정한 ‘임상평가자료’를 제출하여 허가·인증을 받은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최대 3년간 유예해 준다는 것이다.

 

절차 간소화를 위해 해당 제품이 기존 요양급여 대상이 아님이 확인되면,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으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신청이 된 것으로 간주된다.

 

유예 기간은 3년 이내의 범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며, 이 트랙(임상평가 기반 유예)을 통해 유예받은 경우 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

 

식약처는 이번 제도의 적용 대상을 구체적으로 공고했다. 주로 독립형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기기, 체외진단의료기기 등이 포함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AI 기반의 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뇌, 심혈관, 암 등), 우울증 등 정서장애 치료 소프트웨어, 디지털 치료기기 등이 대거 포함되었다.

 

암 진단 검사 시약, 유전자 검사 시약, 동반진단 시약 등 질병의 진단과 예후 예측에 사용되는 고위험성·신기술 적용 품목들이 대상이다.

 

수술용 로봇 자동화 시스템, 로봇 보조 정형용 운동장치 등 고가·고기술 장비도 포함되었다.

 

시장에 빨리 진입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대신, 허가 단계에서의 검증 수준은 국제 기준에 맞춰 대폭 강화된다.

 

IMDRF 임상평가 도입으로 식약처 허가 시 제출해야 하는 ‘임상평가자료’는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임상시험 결과뿐만 아니라 임상문헌 데이터, 시판 후 임상경험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요구한다.

 

또한 유·무선 통신 기능을 가진 모든 의료기기는 허가 신청 시 해킹, 정보 유출 등에 대비한 ‘사이버보안’ 검증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는 의료기기의 디지털화에 따른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신개발 의료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도 함께 시행된다.

 

2등급 인증 일원화 일환으로 기존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인증)과 식약처(동일제품 확인)로 이원화되어 있던 2등급 의료기기 관련 업무가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 일원화되어 처리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신개발 의료기기 보호를 위해 시판 후 조사(PMS)가 진행 중인 ‘신개발 의료기기’의 경우, 후발 업체가 단순히 동등성만 입증하여 임상자료 없이 허가받는 것을 제한한다. 이는 선발 개발 업체의 기득권을 보호하여 R&D 투자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번 개정은 한국 의료기기 규제 체계가 ‘사후 평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AI 의료기기나 디지털 치료제와 같이 제품 주기가 짧고 기술 발전이 빠른 분야의 기업들에게는 ‘선진입 후평가’ 기회가 확대되어, 빠른 매출 발생과 임상 근거 축적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식약처 허가 단계에서 요구되는 IMDRF 수준의 임상평가 보고서 작성과 사이버보안 검증이라는 높아진 허들을 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절차를 간소화해 의료기기 산업을 활성화하며 우수한 의료기기의 조기 현장 도입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전하지 않은 의료기술은 시장에서 퇴출하고, 환자부담 완화를 위해 비급여 사용현황을 모니터링해 새로운 제도가 의료현장에 정착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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