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자체 개발·도입했다. 시범적용을 마치고 향후 전면 도입될 경우, 신약 승인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전망이다.
◇연구 데이터 검토 보조… 이달 말까지 전면 도입 예정
FDA는 심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생성형 AI 도구 '엘사'를 본격 가동했다고 2일(미국시간) 발표했다. 엘사는 읽기·쓰기·요약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AI 도구다.
엘사의 도입 목적은 신약 승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서 작업의 속도를 높이고, 검토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데 있다. 목적에 따라 엘사는 과학 심사관부터 조사관까지 내부 직원들의 신약·의료기기의 허가 심사 업무를 보조한다.
주요 업무는 임상시험 계획서(프로토콜) 요약, 과학적 평가 자료 검토, 우선순위가 높은 심사 대상 선별 등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작용을 요약해 약물의 안전성 평가를 지원하고, 의약품 포장 라벨을 비교하는 데 쓰이고 있다.
엘사는 FDA 내부 시스템 'GovCloud'에 한정된 플랫폼으로, 규제 대상 기업이 제출한 데이터는 모델 학습에 쓰이지 않는다. FDA에 따르면, 모든 정보는 기관 내부에 안전하게 보관되며,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
FDA는 지난 5월 초 신약 허가 심사 과정에 생성형 AI의 전면 도입을 천명한 바 있다. 그동안 엘사는 실험적으로 적용 중이었으나, 지난달 발표한 계획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FDA 마티 마카리 국장은 "엘사의 도입은 예산 범위 내에서 계획보다 앞당겨 실행됐다"며 "이러한 효율성 향상이 심사 업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무 부담 단축 전망… “개선 필요” 지적도
FDA는 7월부터 엘사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경우, 허가 심사 기간을 유의미하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엘사를 처음 사용한 내부 직원은 보통 2~3일이 걸리는 작업을 단 6분 만에 해냈다.
현재 FDA가 신약 승인 신청을 받으면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통상 6~10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검토자의 업무에는 동물 실험·임상시험에서 수집된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이 포함되는데, 해당 업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높아 AI를 통한 속도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FDA의 입장이다.
FDA 제레미 월시 최고 AI 책임자는 "AI는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직원의 성과와 잠재력을 향상시키고 최적화하는 역동적인 원동력"이라며 "직원들이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함에 따라, 개발팀이 향후 기능을 추가하고 직원과 FDA의 요구에 맞춰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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