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의료기기로 활용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의 수가 올해 하반기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의 몸에 착용돼 신체 기능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장치로, 의료기기로 공식 인증을 받으면 병원이나 가정 등에서 치료용으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일상 속으로 한층 더 가까워지는 셈이다. 로봇 산업의 세부 분야 중에서도 웨어러블 로봇이 가장 빠르게 대중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의료기기 인증을 준비 중이다. 재활치료용 로봇 슈트를 개발하는 휴로틱스는 오는 9월 인증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보행 보조 로봇을 만드는 위로보틱스도 파킨슨병과 뇌졸중 환자들의 이용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인증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 의료 특화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웨어러블 로봇의 의료기기 인증은 2018년 8월 코스모로보틱스(당시 엑소아틀레트)의 '이에이엠(EAM)'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초 승인을 받으며 시작됐다. 이후 2022년 12월 엔젤로보틱스의 'M20'이 처음으로 3등급 인증을 받았고, 같은 달 코스모로보틱스의 아동용 로봇 '밤비니 틴즈'도 같은 등급을 획득했다. 현재 인증을 준비 중인 휴로틱스와 위로보틱스는 이보다 높은 2등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식약처의 의료기기 등급은 1~4등급으로 나뉘며, 잠재적 위해성에 따라 분류된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으면 로봇 공급처가 크게 확대된다. 인증 전에는 병원 외에 개인이 가정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인증 후에는 병원 공급이 가능해지고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엔젤로보틱스의 M20은 인증 이후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70여 곳의 의료기관에 납품돼 환자 재활에 활용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용도에 따라 '치료용'과 '산업용'으로 나뉘며, 최근에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치료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12월 23일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위로보틱스는 지난해 자사 제품 구매자의 약 80%가 노년층이었다고 밝혔다.